천 년 세월을 훌쩍 넘어 처음으로 이 땅에 선보이는, 원오극근 선사의 한 철 안거 동안의 법문을 기록한 『불과격절록(佛果擊節錄)』! 이 책을 통해 선종(禪宗)의 두 종장, 설두중현과 원오극근의 언어도단, 촌철살인의 자유자재한 경지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원오극근
번역 : 강승욱
덕우 강승욱(德雨 姜勝旭) 남산정일(南山正日) 선사(禪師)를 은사로 불법에 귀의하였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인도철학과 대학원을 수료하였다. 육군종합행정학교 교관, 5사단 군종참모를 역임하였고, 육군대학, 육군사관학교 등에서 불법을 홍포하였다. 2010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전역 후, 지인들과 경전 및 선어록 강독을 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원오심요 역주』, 『마조어록 역주』, 『방거사어록ㆍ시 역주』, 『임제어록 역주』, 『조론 역주』가 있다.
1. 『격절록(擊節錄)』은 제목 그대로, 선가에 내려오는 1,700공안 가운데 설두중현(雪竇重顯)이 백칙(百則)을 가려 뽑아 염고(拈古)한 것을 보고 원오극근(圜悟克勤) 선사가 무릎을 치며 탄복하고 칭찬해서[擊節嘆賞] 법문한 책으로, 제자들의 확철대오(廓徹大悟)를 위해 핵심을 찔러[擊節] 준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지침서이다. 『원오심요 역주』(2018)ㆍ『마조어록 역주』(2019)ㆍ『방거사어록ㆍ시 역주』(2020)ㆍ『임제어록 역주』(2021)ㆍ『조론 역주』(2022)에 이은 ‘선어록총서’ 여섯 번째 권인 이 역주서 역시, 원문의 문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철저하고 꼼꼼한 번역과 주요 한문 및 한자어에 대한 풀이, 그리고 원문의 이해를 돕는 방대한 주(註)를 특징으로 한다. 특히 주석에서는 각 칙마다 『선문염송집』과 비교를 하여 그 차이점을 서술하였으며, 또한 각 칙마다 별도로 전하는 원오와 설두의 염(拈)과 송(頌)을 모두 발췌해서 번역하고 이해를 도왔다.
2. 이 책은 ‘고칙(古則)과 착어(着語)’ㆍ‘염고(拈古)와 착어(着語)’ㆍ‘평창(評唱)’으로 나누어 구성되었다. 첫째 ‘고칙(古則)과 착어(着語)’는 설두 선사가 가려 뽑은 공안을 전하면서 원오 선사가 공안의 한 구절, 또는 한 문장마다 간략하게 착어(着語, 촌평寸評)를 한 것이다. 둘째 ‘염고(拈古)와 착어(着語)’는 원오 선사가 설두 선사의 염(拈)을 전하면서 간략하게 착어를 한 것이다. 셋째 ‘평창(評唱)’은 고칙과 염고에 대해 원오 선사가 전반적으로 평(評)을 한 것이다. 참고로 종문제일서(宗門第一書)로 알려진 『벽암록(碧巖錄)』은 『설두송고(雪竇頌古)』에 평창을 한 것인데, 『격절록』과의 차이는 수시(垂示)의 유무(有無)만 있을 뿐이다. 또한 『벽암록』은 수차례에 걸쳐 대중에게 반복적으로 이루어졌지만, 『격절록』은 단 한 차례 안거 기간 중에 수좌들에게 100칙 공안의 핵심만을 찔러준 비서(祕書)라고 하겠다.
3. 『격절록』은 100칙 공안을 통한 화두 공부의 격절(擊節)이고 단도직입(單刀直入)의 교과서다. 또한 고칙을 염(拈)하는 격칙(格則)이기도 하다. 설두는 “아무리 노호(老胡, 달마)라도 깨달아 안 것은 인정해주겠지만, 이치로 따져 안 것은 인정해주지 않겠다[只許老胡知 不許老胡會]”고 하고, 원오는 “비록 이와 같이 염하는 것은 허락해도, 이렇게 아는 것은 허락하지 않겠다[雖然恁麼拈 不許恁麼會]”고 하였다. 화두 공부는 불철주야 간절한 마음과 철저한 의심으로 홀연히 통 밑이 쑥~ 하고 빠지듯 해야 한다고 한다. 비록 언어문자에서 직접적인 답을 얻을 수는 없겠지만, 한 칙 한 칙 대분심과 대의심을 가지고 읽어 나가다 보면 무릎을 치고 찬탄하게 될 것이며, 나아가 스스로도 손가락 너머에 있는 달을 보게 될 기연을 얻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