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회와 유리된 개인 중심의 수행종교로 인식되어 온 불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비판하고, 세상의 경제문제와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하는 것이 불교가 나아갈 길임을 제시한다.
오로지 경쟁과 성장으로만 치달으면서 인류의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단지 관념적 구호로서만이 아닌, 이론적·학문적으로 체계화한 불교경제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1.
역사적으로 불교, 특히 선불교에서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금기시해 왔다. 그래서 불교는 세속을 떠난 은둔적이고 신비적인 이미지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로 불교는 타종교에 비해서 세상에 대한 봉사, 복지, 참여의 비중이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이 책은 불교에 대한 이러한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오히려 불교야말로 사회문제와 경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경전에 나타난 붓다의 말씀과 사상, 특히 붓다의 경제사상에서 찾아내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실천의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보살행에 바탕한 자발적 가난에 의한 공동체 운동도 제시하고 있다.

2.
이 글의 전반부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폐해를 다루었다. 현대사회에서 시장경제,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폐해는 지나치게 커져서 이제는 지구멸망, 인류파멸의 지경까지 위협하게 되었다. 이는 너무 크고 심각한 문제이기에 누구나가 느끼고 있고, 또한 수없이 다루어진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제1장에서는 일단 이 문제를 정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구 파괴, 심성 파괴를 초래하는 것은 자본의 무한대적인 이윤추구와 그로 인한 과잉생산, 과잉소비, 그리고 그에 따른 무한경쟁과 실업문제이다.
제2장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불교경제의 시각에서 고민한 여러 현인들의 사상을 모아 정리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좀 더 깊이 들어가서 인간의 심성문제를 다루었는데, 결국 과잉생산, 과잉소비를 가능케 하는 원인은 인간의 소유욕, 소비욕에 있으며, 그것을 잘 다스리지 않는 한 시장자본주의의 문제는 인간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그것을 심리적 차원에서 좀 더 깊이 밝혀 보고자 한 것이다.
제4장은 바람직한 대안을 여러 각도에서 논구해 본 것이다. 즉 경제문제는 사회집단의 문제이지만 그 해결은 사회 제도적인 방법과 개인의 자발적 가난(소욕지족)이라는 양 날개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고삐 풀린 시장경제의 폐해는 역시 제도적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하지만, 개인의 사익추구가 스스로 제어되고 자발적 가난(소욕지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결국 불가능하다는 점을 역설하였다.
제5장에서는 소욕지족을 위한 구체적인 수행법으로서 수행 공동체 운동을 제안하고, 기존 사례들을 모아 제시하였다.
책 전체를 구분하자면, 1, 2장은 이론 부분이고, 3, 4, 5장은 실천 부분이다. 그리고 1, 2장은 사회적 측면이고, 3, 4, 5장은 개인 수행적 측면이다.

3.
이처럼 저자는 불교가 단순히 개인적 수행의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세상과 함께 호흡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불교인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자발적 가난을 실천하면서 적극적으로 경제문제와 사회문제에 관여함으로써 보다 나은 세상을 열어나가야 함을 촉구하고 있다.
요즈음은 불교가 점점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 가고 있으며, 불교가 중생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뜻있는 시민들이 불교를 걱정하고 있는 지경이다. 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워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일에 이 책이 작은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광수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