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법린의 삶을 들여다보면 ‘항상 흐트러짐이 없는 반듯한 모습’ ‘실수를 찾아볼 수 없는 침착한 모습’ ‘농담이라고는 전혀 할 줄 모르는 사람’ 등이 연상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이를 잘 극복하고 끝내 자신의 신념을 세상에 펼쳤다’는 이야기의 주인공, 즉 전형적(?)인 위인전 주인공 같다고 할까….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리 근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삶을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거의 남겨 놓지 않았지만, 3.1운동부터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건국의 기틀을 잡는 과정 곳곳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는 모든 것의 변화를 요구하는 ‘근대’라는 대격변기였고, 동시에 일제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일제강점기로 일상 자체가 왜곡과 통제로 일관되는 등 혼돈과 위기가 연속되던 시기였다. 때문에 이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은 숱한 고민과 갈등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세상을 등지기도 하고, 적당히 타협하거나 혹은 얄팍한 시류(時流)에 오염되기도 했다. 반면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매 시기마다 선택과실천으로 살아간 사람들도 있었고, 김법린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이력을 지니게 되지만 매 시기마다 필요한 일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삶을 관통하는 것은 근대화와 민족의 독립 그리고 든든한 국가의 건국이었다. 그는 꿈만 ?i는 몽상가나 오로지 자신의 신념에만 의지한 이상주의자가 아니었다. 그의 고민과 선택은 늘 현실에 기반하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 고민하고 행동하지 않았고, 항상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논의하고 행동에 옮겼다. 때문에 그의 삶에는 그가 살았던 시대상이 담겨 있고, 다양한 사고와 철학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비록 모두가 그렇게 살지는 못했지만, 그의 삶은 일반적으로 그려지는 근대화와 식민지시기 그리고 격동의 현대 시기에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모쪼록 김법린을 통해 근현대사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저자소개
저자 : 김진섭
용산고·동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문화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실련 간사·99강원국제관광액스포 전문위원·강원인재육성재단 사무처장·한국미디어콘텐츠학회 이사와 춘천교육대학교 겸임교수·동국대학교 만해마을 교육원 교수를 지냈고, 춘천교육대학교·인천대학교에 출강했다. 현재 동국대학교에 출강하며 우리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강의와 교양서 집필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건국기 재상열전」·「조선의 아침을 꿈꾸던 사람들」·「이야기 우리문화」·「신화는 두껍다」·「왕비, 궁월 담장을 넘다」·「정도전의 시대를 읽다」·「근대사와 입학시험 풍경」등이 있으며, 논문으로 「리얼버라이어티 쇼의 확장성과 전통연희에 대한 소고:2006 무한도전 등장 이후를 중심으로, 「리얼버라이어티 쇼에 내재된 동시대인의 일상연구」등이 있다. 그리고 「김치의 혁명을 몰고 온 고추」, 「우산, 근대와 전근대가 만나다」등이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있다. 목차
프롤로그 18
1장 30세 청년 귀국을 주목하다 22 격변기에 태어나 성장하다 26 일찍 철이 들다 30 본격적으로 근대식 학문을 접하다 35 평생 동지들을 만나다 40
2장 경성에서 다시 상해로 경성으로 유학하다 46 계동 43번지에 청년들이 모이다 51 만세운동에 참여한 후 범어사로 향하다 57 기록으로 남기다 62 독립운동의 심장부로 가다 69 국경을 넘나들다 76
3장 파리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다 미국 유학을 결심하다 82 영국 화물선에 몸을 싣다 87 파리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다 92 대학생활에 적응하다 96 3년 만에 졸업하다 100
4장 국제무대에 서다 세계 피압박민족대회에 참가하다 104 독립의 당위성을 세계의 알리다 107 한국을 대표해서 연설하다 112 일제의 만행을 엄중경고하다 116 귀국을 결심하다 120
5장 학문 연구와 실천을 병행하다 근대 지성을 일깨우다 126 불교 혁신을 핵심과제로 삼다 130 동지들이 다시 모이다 133 불교 대중화의 실천에 나서다 138 일상의 불교를 위하여 140
6장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다 만당 卍當을 창당하다 146 조직이 확대되다 150 위기가 찾아오다 154 다솔사로 낙향하다 157 사랑방이자 공론장이 되다 161 때를 기다리며 교육에 힘쓰다 166 우리말과 글에 관심을 기울이다 170 다시 범어사로 돌아오다 174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되다 179
8장 다시 투옥되어 모진 고문을 당하다 우리말 사전 편찬에 참여하다 186 전국에서 검거 선풍이 일어나다 191 혹독한 고문이 계속되다 195 사망자까지 발생하다 199 밥 먹는 것도 독립운동이냐! 203
9장 범어사에서 광복을 맞다 서울로 상경하다 208 선구적인 시도를 하다 212 산적한 현안 해결에 나서다 216 관선 입법의원에 선임되다 220
10장 책임정치를 실천하다 ‘전시문교·건국문교·독립문교’를 내세우다 226 전쟁 후 문교정책 수립에 고심하다 230 한글 파동으로 수난을 겪다 234 사직서를 제출하다 238 책임 정치를 실현하다 243 과학기술 분야의 문익점이 되라! 247
11장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다 정계에서 물러나다 254 동국대학교 총장에 취임하다 258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다 262 변화로 입증하다 266 진리의 정복자가 되라 270 저자 후기 273 부록 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