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2016년에 있었던 두 사건을 두고 많은 이들이 유권자의 다수가 시대에 뒤떨어진 선택을 했다며 당혹해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을 한 지지자들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못 배운 이들심지어 인종주의자라는 비난과 조롱을 퍼붓기도 했다. 이들의 지지를 얻는 정치 세력은 손쉽게 극우 정당이나 부정적 의미에서 포퓰리즘 정당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오랫동안 중도 좌파 성향의 언론인으로 활약해 온 저자는 이런 현상이 엘리트 중심의 정치 영역에서 소외되어 왔던 평범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분출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섬웨어(지역에 기반한 중하층 노동자)’라 불리는 이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나아가 이들에게 제대로 된 목소리를 부여하지 못하면) 사회가 더 큰 혼란에 빠지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는 비단 영국과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현상은 서유럽 전반에 퍼지고 있으며, 한국 사회도 비슷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다. 진보적인 의제에 반대하거나 그와 반대되는 성향의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시대에 뒤떨어진 이들로 몰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지한 상호 이해에 기반하지 않고서는 더 큰 혼란을 가져올 뿐이라는 게 이 책의 교훈이다. 영국 사회를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구상하는 데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데이비드 굿하트 (David Goodhart)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독일 특파원을 지낸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 보수당 하원 의원을 지낸 부모 아래에서 성장해 영국의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 스쿨을 나왔다. 요크 대학에서 역사학과 정치학을 공부했다. 일찌감치 보수적인 상위 계층 가풍에 거리감을 두어, 이튼 스쿨을 다니던 10대 후반 이튼 출신 맑스주의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오랜 기간 노동당원으로 활동했으며, 1990년대 중후반에는 토니 블레어의 노선에 찬성하는 중도 좌파 성향을 보였다. 그가 만든 잡지 <프로스펙트> 역시 중도 좌파 성향으로 평가받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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