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반신학, '서양(백인) 남성의 눈'에 준거하는 서구 주류 신학에 대한 해체의 꿈을 말한다. 나아가 이러한 서구 신학적 해석학의 거점인 교회의 해체를 꿈꾸는 것이기도 하다. 즉, 교회와 신학이 역사 속에서 이웃을 향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자폐적인 태도를 취해 왔고, 자신의 이해 관철을 위해 공격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기에, 교회의 신학적·신앙적 도그마로부터 해방된 '새로운 신학적·신앙적 실존 양식'을 찾기 위함이다. 결국 대안적 신학을 모색하는 민중 신학의 출발점이자 지향점이다. 


"졸업 사진 속 어머니의 얼굴, 다 자란 막내둥이가 대견한 듯 가벼운 미소가 피어 있다. 정장차림의 어색한 시골 여인, 아마도 일년에 한두 번 입을 듯한 옷을 차려입었다. 그래서 어머니의 미소 또한 어색하다. 대학 캠퍼스의 도시적 풍경 속에서 절반쯤 ??이 나간 듯 어지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하지만 그 어설픈 미소에는 현대 도시 문명의 낯섦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저항하는 몸짓이 담겨 있다. 

한편 어머니의 미소 속에는 보일 듯 말 듯한 수심이 엿보인다. 아들의 앞날에 대한 걱정, 어머니의 수심에 찬 안색 뒤에는 혼인 걱정도 한몫하고 있을 게다. 재산 없는 농사꾼 자식과 선뜻 결혼하겠다는 여인네가 어디 있을까. 어머니의 미소 속에는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 <<반신학의 미소>>다. 어머니의 '그 미소'에서 비롯됐다. 문명의 질서에서 잠시도 밖으로 나와 살아갈 수 없음에도, 그 질서에 순순히 승복하지 않으려 애씀. 그 질서에 익숙하기 위한 노력을 덜 기울였기에, 문명의 이치가 낯설다고 느껴지는 자의 어설픈 미소가 반신학의 자세 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이 책은 크게 네 단락으로 나뉜다. 제1부는 '반신학'이라는 주제의 가장 포괄적인 내용을 묶은 것이고, 제2부는 교회와 신학, 제3부는 세계, 그리고 제4부는 섹슈얼리티를 중심으로 반신학의 모색을 다룬 글들을 묶었다.


목차

제1부 반신학의 신앙적 재구성을 위해 

지식인이란 어떻게 사는 자인가 

재개발 지구 

'낯섦을 향한 요망'으로서의 신앙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를 조심하라 

'태양의 제국' 

해체와 전복의 언어로서의 예수전 텍스트 

부활, 그리고 'JOLA X' 

성령의 '해체주의 선언' 


제2부 위기의 세계와 반신학 

'말'이 통하는 세계를 향하여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시대의 그리스도교 민중 운동 모색 

'터미테이터'의 세계 

자유를 향한 제도적 실천의 역사 

단과 공의 변증법 

분노의 정치를 넘어서 


제3부 교회의 위기와 반신학 

탈정전적 성서 읽기의 모색 

'탈교회적 주체'의 신앙을 향해 

교회의 해체와 민중 신학 

'죄론'과 교회의 시선의 권력 

'한국의 근대'와 민중 신학, 회고와 전망 


제4부 성적 테러리즘을 넘어서 

다말 강간 사건의 정치학 

주체 형성의 장치로서 가부장제적 민족주의 

페베의 꿈 

동성애 문제를 보는 한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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