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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암사동안거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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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18,000원
판매가 16,200원
저자/출판사 산강 대혜 스님/불교신문사
적립금 810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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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수 255
발행일 2024-06-14
ISBN 9791189147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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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산강 대혜 스님


산과 강처럼 살고 싶은 산강(山江) 대혜(大惠)스님은 1978년 직지사에서 영허 녹원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불국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사를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에서 포교국장과 교무국장 소임을 맡아 포교활동을 해 왔고 구미 원각사 주지로 살며 중창불사를 하였다.

『기초교리예절교본』 『부처님은 영원한 동행자이시며』 『한글신행 의식집』을 편찬했다. 김천소년교도소에서 봉사활동과 구미 김천지역 어린이 여름불교학교를 이끌어 오며 전법활동에 매진해 왔다. 원각사에서 어르신 점심대접을 10여년 하였고 경로당 위문활동도 10여년 했다. 구미 김천지역 신행단체 지도법사와 자문위원을 역임하였다.

2017년 구미 금오산 정상 약사암 주지로 부임해 등산객들에게 산중포교와 SNS를 통한 전법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해 다수의 표창과 감사장을 받았다. 2014년에는 봉암사에서 동안거를 수선안거하며 감회를 담은 글을 보관해 오다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목차

봉암사 가는 길 · 11
봉암사 동안거(冬安居) · 14
정진 첫날 · 19
향엄 지한스님의 오도 · 21
일주문 홍시 · 24
향긋한 공기 · 26
화두정진 · 29
포행· 31
가는 시간 · 33
용추토굴 · 34
헛된 짓 · 36
삭발일 · 38
동지 · 40
그 자리 · 42
겨울 비 · 45
백련암을 가다 · 47
찾아 나서면 더 멀어진다 · 50
무엇이 모양 없는 네 가지 경계인가 · 52
천도재 방선 · 55
희양산 등산 · 58
선어록의 재미 · 62
가거나 머무름에 자유로와라 · 65
신년(新年) · 67
스스로를 믿고 수행할 뿐이다 · 71
차담 · 74
삭목일 · 76
첫철 납자들을 위한 시간 · 79
대중공양 · 82
외도의 법 · 87
이 눈먼 사람들아 · 90
수행의 길 · 92
모두가 소꿉장난 · 95
이불 털던 날 · 98
백운대 포행 · 100
동안거 삼락(三樂) · 103
장작 울력 · 107
생활의 변화 · 109
나의 의식은 어디에 팔려 있는가 · 112
시간은 가고 · 114
반 결제일 산행 · 117
어간회의 · 121
옛 사람의 방편을 흉내 내지 마라 · 124
닦을 것도 깨달을 것도 없다 · 127
성난 황소처럼 · 130
삼계를 벗어나 어디로 가려는가 · 133
무명은 머무는 곳이 없다 · 136
보리는 머무는 곳이 없다 · 141
기쁨도 근심도 없어야 한다 · 143
송장을 짊어지고 다니는구나 · 145
깊고 깊은 캄캄한 구덩이 · 148
수좌 5계 · 151
대중공양 · 154
메주 울력 · 158
봉암용곡 천년 · 162
또 하루가 가고 · 165
무의도인이 되는 길 · 167
공부의 3대 요령 · 170
혼돈 · 173
지증국사 종재일 · 176
꿈꾸듯 사는 삶 · 179
변화 · 182
인내 · 184
눈에 티끌이 없으면 허공에 꽃이 없다 · 187
여섯 기관의 놀음 · 190
자유정진 · 193
비움 · 197
마음 비운 자리 · 199
신 구 의 삼업(身口意 三業) · 202
비 · 205
대청소 · 207
설 전날 · 210
설 · 212
스승 · 215
비(감로수) · 218
이끼 · 221
산정에서의 좌선 · 224
몸은 도를 닦는 도구 · 227
자문자답 선문답 · 230
애기암봉 · 233
백운대 방문 · 237
정월기도 회향 · 239
눈 내리고 바람 부니 · 242
죽비 놓는 날 · 245
정리 · 248
떠나기 · 252
모이면 반드시 흩어진다 · 254



책 속으로

- 봉암사 동안거(冬安居) (2014년 12월 7일)
나는 평생 좌선(坐禪)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오히려 좌선보다는 현장에서 포교하는 것을 참다운 수행으로 여겼다. 예상이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럴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운 좋게 기회가 생겼다. 하나를 놓으니까 하나가 생겼다. 그래서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은 안거를 봉암사에서 보내기로 결정하고 전화를 하니 남훈루에 입방이 된다고 하였다.

- 정진 첫날(2014년 12월 8일)
‘화두’란 형상도 없고 이름뿐인데 그걸 붙잡고 대중 스님들이 열 두 시간이고 열 네 시간이고 열심히 앉아서 참구(參究)한다. 어느 스님이 10겁(十劫) 만에 깨쳤다고 하니 가슴이 막혀오고 까무러칠 것 같다. 세월이 잘 가더니 여기서는 멈춰진 것 같다.

- 향긋한 공기(2014년 12월 11일)
희양산 봉암사의 공기에는 독특한 냄새가 있다. 그래서 나는 포행할 때 입을 열고 다닌다. 공기에 맛이 있다. 상큼, 달콤, 새콤한 맛이 있다. 직지사의 새벽공기는 상큼하고 시원한 맛이 있다. 그래서 새벽은 항상 복 받는 느낌이다. 6일째 되니 포행으로 생긴 다리 통증이 사라지고 포행과 좌선으로 생긴 허리통증도 사라졌다. 그런데 오른쪽 어깨 뒤쪽에 오십견이 생겼다. 시간이 참 더디다. 허송세월 할 때는 빨랐는데, 시간이 더디 간다.

- 화두정진(2014년 12월 14일)
한국불교 최고의 천년 선 수행 도량 봉암사에 바람이 불고 날씨가 차다. 고요하게 앉아서 화두를 드는 좌선 위주의 생활패턴이라서 일체의 신문이나 전화가 없다. 일주일이 지났다.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나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 이것이 나의 화두다. 깜깜해서 종잡을 수가 없다. 은산철벽과 같이 단단해서 잡고 오를 방법이 없다. 부모가 있기에 내가 있고 내가 있기에 부모가 있다. 대나무와 기왓장이 부딪혔을 때 동시발착으로 “딱!” 소리가 나는 것이다. 할!

- 그 자리(2014년 12월 23일)
‘길 없는 길’이라도 갈 수는 있지만 내가 앉은 곳은 허공이다. 선방에 온 지도 보름이 지났다. 공부에 진전이 없다. 14시간씩 정진하는 방사도 있다. 해제 일주일 전부터 철야정진하는 선원도 있다. 참 대단하다. 임제스님은 “너 안에 부모가 있는데 무얼 찾느냐” 하신다. 밑도 끝도 없는 정진이다. 그저 앉아서 화두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때로는 밥만 축내는 식충이란 말인가! 한심하단 생각도 든다. 정진하는 분위기는 좋다. 무엇이 보이는지. 닭이 알을 품는 것은 부화라고 해서 새끼를 품겠지만 좌선은 뭔가?

- 겨울 비(2014년 12월 24일)
저녁예불을 마치고 나오니 서쪽하늘에 눈썹달이 걸렸다. 바람이 분다. 솔가지 사이로 부는 바람이 소리를 낸다. 수행자들은 자연의 소리나 현상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곤 한다.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시절인연이 도래해야 하는가보다. 오늘도 참선과 하릴없이 배만 채우는 일로 하루가 끝난 것 같다. 화두참구에 진력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 찾아 나서면 더 멀어진다(2014년 12월 26일)
“찾아 나서면 더 멀어지고 구하려고 하면 더욱 어긋난다.” 종광스님의 『임제록』 140쪽의 글이다. “모양도 형체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찾는단 말인가? 바람은 나부끼던 지 소리가 나던 지 해서 아는데 이것은 그렇지도 않다. 깃발이 나부끼는 곳에, 소리가 나는 곳에, 눈이 오고 녹는 모습에, 호흡지간에 있을 것이니, 애쓰지 마라는 말씀이신가? 참말로 알 수가 없고 없다.

- 스스로를 믿고 수행할 뿐이다(2015년 1월 2일)
임제스님께서는 납자들을 훌륭하게 보고 계시나 아직 미혹한 중생들은 옛 사람들의 발바닥에도 미치지 못하니 너무나 부끄럽다. 깨치려고 앉았으나 밥만 축내 온 밥버리지일 뿐이다. 식
충이다. 번뇌는 보리라고 했으나 번뇌만 일어날 뿐이고 보리는 보이지 않는다.

- 차담(2015년 1월 3일)
임제는 임제고 나는 나다. 그래서 나는 아직 미혹하여 닦지 않으면 귀굴에 사는 것 같아 닦지 않으면 삼악도를 면치 못할 것이다. 바람이 불지 않아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바람이 여름에는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춥다. 이 추운 겨울에도 높은 나무에 찬바람을 먹고 사는 겨우살이는 싱싱하다. 선원에 오기 전까지는 답답한 선원에 갇혀서 어떻게 사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막상 경험해보니 생각한 것하고는 다르다. 화두를 드는 것도 망상을 피우는 것도 그렇긴 하지
만 누구하나 게으름 피우지 않고 정진한다.

- 첫철 납자들을 위한 시간(2015년 1월 5일)
저녁 특별행사는 스님들이 질문을 하고 수좌 적명스님께서 답변하는 형식이 되었다. 나의 질문은 향엄 지한스님께서 화두타파를 위해서 행각을 하던 중 혜충국사의 탑을 친견하고 잠자리를 준비하던 중 우연히 기왓장을 던졌는데 대나무에 맞으면서 “딱”하고 나는 소리에 깨쳤는데 그 경지를 어떻게 설명하십니까? 이었다. 스님께서 “그것은 설명할 수 없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당부 말씀을 하셨는데 “외연을 끊고 공부 욕심을 내지 마라”고 하셨다. 공부가 무르익지 않았는 지 의미를 알 듯 말 듯 하다. 저녁 문답을 마치고 내려오니 사방이 캄캄하다. 보름달은 간데 없고 겨울비만 대지를 적신다.

- 수행의 길(2015년 1월 9일)
오늘도 수행자들 보리의 싹은 자란다. 추위 속에서도 보리의 싹은 자란다. 여기서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싸움에 있을 법한 맹렬한 투지와 기개가 보이지 않는다. 달이 중천에 머물면 방선 죽비소리가 나고 입선은 달이 서쪽에 머무르면 경내에 울린다. 정진에 열중하다 보니 허리에 이상이 생긴 스님, 이를 악물어서 이가 상한 스님, 무릎에 이상이 생긴 스님 등 몸이 상해도 치열한 수행은 끝이 없다.

- 나의 의식은 어디에 팔려 있는가(2015년 1월 16일)
나의 의식은 어디에 팔려 있는가? 부처님에게 팔려 있다. 물론 지금은 화두 타파에 팔려 있다. 본래면목이 무엇인가? 할 말이 없다. 앞에 두고 본래면목을 찾다니! 탐, 진, 치의 중죄를 짓는구나.

- 무의도인이 되는 길(2015년 2월 3일)
저녁 시간에는 수좌스님의 상담(점검)과 법문이 있었다. 50여 명의 첫 철 안거 스님들이 모였다. 질문을 두 명의 스님이 했는데 수좌스님의 말씀은 공부하는 정신과 자세에 대한 당부였다. 말씀인 즉 “삼 개월 안거를 왔으면 공부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바깥 인연은 완전히 끊어야 한다”는 말씀이셨다. 그리고 살려는 심정이 아니고 공부하다 죽으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공부가 된다는 말씀이셨다. 참여자 중에는 안거를 많이 다니는 스님들도 더러 있는 것 같다. 뭔가 간절히 갈망하는 생각으로 방부를 들인 것 같았다. 무사(無事)한 사람이 되고 무의도인(無依道人)이 되는 것이 어려운 것인가? 어째서 무사하고 무의한 것이 도라고 하는가? 달과 별은 스스로를 밝히고 희양산 위를 날아다니는 여객기는 빠르게 가는데 정진 대중들은 말뚝처럼 움직임이 없다.

- 변화(2015년 2월 8일)
어제 저녁정진은 참으로 쉬웠다. 몸이 가벼워 좌선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한 시간을 앉았는데 참 편했다. 그래서 두 시간을 계속했다.

- 여섯 기관의 놀음(2015년 2월 11일)
새벽 정진에 큰 변화가 있다. 다른 날에 비해서 특히 안정된 느낌이 들고 안정되어 있다. 조금씩 화두에 의심이 가기도 한다.

- 자유정진(2015년 2월 12일)
바람이 거칠다. 밤 아홉시인 지금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인다. 화두가 별처럼 성성(惺惺)하다.

- 설 전날(2015년 2월 18일)
예불도 발우공양도 정진도 없는 날이라도 방에서 마냥 뒹굴고 있을 수 없다. 눈이 내려서 산에 갈 수도 없다. 조용히 처소에 앉아 화두를 들어보니 순일하다. 산중이라 오는 사람도 가는 사람도 없다. 눈만 오락가락 한다. 그래도 마음은 평온하다.

- 설(2015년 2월 19일)
설 연휴라 대중공양도 방문객도 없는 편이다. 단지 설을 맞아 신도들이 법당 참배를 한다. 한복 입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명절에는 한복을 입으면 멋지고 아름다울 텐데 메마른 정서가 아쉽다. 절에 도착해 잠시나마 화두를 든다. 세상일은 잠시 멈춘듯 조용하고 나의 진면목도 보일듯 말듯하다.

- 비(감로수) (2015년 2월 21일)
마음 챙김이란 자신을 단속하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방지하고 자신의 마음을 발전시키고 죽음에서 편안을 느끼는 여유를 가질 것이다. 깜깜한 천지에 처마에서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또렷하고 계곡물 소리가 우렁차다. 화두를 들면서도 마음 챙김을 잊지 않는다.

- 산정에서의 좌선(2015년 2월 23일)
‘불성(佛性)’을 순수의식이라고 한다. 마음의 고요를 지속하고, 알아차림이 깊어질수록 그 관계는 깊어진다고 한다. 순수의식이란 모든 번뇌라는 거품을 걷어낸 상태인가보다. 사람이란 머리로 이해하려 하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된다. 선사께서는 이해할 필요도 없고 애쓰지도 말고 그냥 두라고 했다.

- 자문자답 선문답(2015년 2월 25일)
대혜수좌가 대혜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황악산에서 왔습니다.” “무엇하러 왔는가?”
“조사를 잡으러 왔습니다.” “무얼로 잡을 것인가?” “올가미로 잡을 것입니다.”
“어디 있는가?” “미혹한 중생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내어놓지 않으면 삼십봉이니라.” 대혜가 방석을 확 빼버렸다. 자문자답의 선문답이 문자가 되어 버렸다.

- 애기암봉(2015년 2월 26일)
새벽 종소리에 깼다. 죽비 예불을 마치고 좌복에 앉으니 바람 소리가 세다. 바람소리를 타고 흐르는 화두가 성성적적(惺惺寂寂)하다.

- 떠나기(2015년 3월 4일)
해제 전날이라 저녁 예불 후 자자(自恣, 선원에서 대중들 앞에서 스스로 허물을 드러내고 용서를 구하는 의식)를 했다. 한 스님이 대중들을 신경 쓰이게 했던 행동에 대해서 참회하고 삼배를 했다. 마지막 날 밤이 깊어간다. 밝은 달은 봉암사 마당에 쏟아지고 시계 소리만 쉼 없이 난다. 살아 있다는 것은 잠시라도 생각을 하는 것이다. 봉암사 선원에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 ‘모이면 반드시 흩어진다’(2015년 3월 5일)
밝은 달 만큼 내 마음도 밝으면 좋으련만 / 잡념만이 가득하니 비워도 비워도 / 끝이 없구나.
회양산 애기암봉, 장성봉, 구왕동, 관음봉 / 오를 때 다 버린 줄 알았더니 / 착각이었구나.
큰방에 몸뚱이만 앉았으니 / 견성처(見性處)는 어디인고?



출판사 서평

“운수납자(雲水衲子)의 삶 살짝 들여다보시길…”

‘산과 강처럼 살고 싶었다’는 구미 약사암 주지 산강(山江) 대혜(大惠)스님이 2019년 원적에 든 봉암사 수좌 적명스님을 모시고 동안거를 보낸 이야기를 엮은 〈봉암사 동안거 일기〉(불교신문사)를 출간했다.
대혜스님은 청소년 때 죽음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했다. 그것이 출가로 이어지는 길이 됐다. 1978년 직지사에서 영허 녹원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불국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불교사를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조계종 제8교구본사 직지사에서 포교국장과 교무국장 소임을 맡아 포교활동을 해 왔고 구미 원각사 주지로 살며 중창불사를 했다.
강원에서 배운 불교는 아주 좋았다고 한다. 그때 ‘부처님의 머슴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삶의 전부였다. 그런 스님에게 뜻하지 않게 봉암사 선원에 갈 기회가 생겼다.
“모든 걸 뒤로 하고 선원에 방부를 들이기 위해 짐을 챙겨 떠났어요. 선(禪)에 대한 지식은 강의를 듣고 책을 읽은 것이 전부였구요. 강원에서 배운 〈사집〉은 선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죠. 방학 중에 직지사 만세루에서 관응스님의 〈선문염송〉강의는 새로운 세계를 보는 듯했어요. 소설이지만 최인호씨의 〈길 없는 길〉, 금담선사 법어집 〈월인천강〉도 감명 깊게 읽었죠.”

포교 일선에 있었던 대혜스님은 선원이 낯설었다. 그래도 부처님이 수행해 깨달음을 얻은 자리가 그곳이었기에 대장부로 태어나 수행자의 길을 가면서 한번은 경험하고 싶었던 게 선원에 방부를 들여 수행하는 동안거였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최고의 선원인 봉암사 태고선원에서 당대의 선지식으로 알려진 봉암사 주좌인 적명스님을 모시고 동안거를 보낸다는 것은 큰 행운이기도 했다.

“수행자의 수행처는 천지자연 처처(處處)가 수행처이고 스승은 천지만물이 스승이었어요. 중국 선종계의 5조 홍인 제자 중 신수와 혜능의 인가 과정은 대단한 감동을 받었어요. 향엄 지한스님의 오도의 순간은 소납에게 불교의 새로운 세계를 여는 계기가 되었어요. 안거를 주저할 이유가 없었죠.” 2014년 겨울 봉암사에 동안거에 들어간 대혜스님은 수행을 직접 체험하는 귀한 기회가 됐다. 틈틈이 시간을 내 매일 저녁에 일기를 썼던 것도 값진 일이었다. 〈봉암사 동안거 일기〉는대혜스님이 수행한 내용을 혼자만 간직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고 삼고자 했는데 자신의 경험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책으로 출간했다. “완전하지 못하고 서툴고 거칠지만,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출가대장부로 수행자의 길을 가는 운수납자(雲水衲子)의 삶을 일부분 보여드리는 것도 부처님의 가르침과 불교의 수행인 참선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제방에서 목숨을 걸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정진하고 있는 선원 수좌 스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하며 이 책과 인연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봉암사에서 100일간의 동안거에 들어 정진하면서 대혜스님은 많은 수행체험을 했다. 처음에는 수행하는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길 없는 길’이라도 갈 수는 있지만 내가 앉은 곳은 허공이다. 선방에 온 지도 보름이 지났다. 공부에 진전이 없다. 14시간씩 정진하는 방사도 있다. 해제 일주일 전부터 철야정진하는 선원도 있다. 참 대단하다. 임제스님은 ‘너 안에 부모가 있는데 무얼 찾느냐’ 하신다. 밑도 끝도 없는 정진이다. 그저 앉아서 화두만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때로는 밥만 축내는 식충이란 말인가! 한심하단 생각도 든다. 정진하는 분위기는 좋다. 무엇이 보이는지. 닭이 알을 품는 것은 부화라고 해서 새끼를 품겠지만 좌선은 뭔가?” - 그 자리(2014년 12월 23일 일기에서) 하지만 정진을 거듭할수록 수행의 오묘한 맛을 느끼기도 했다. “오늘도 수행자들 보리의 싹은 자란다. 추위 속에서도 보리의 싹은 자란다. 여기서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싸움에 있을 법한 맹렬한 투지와 기개가 보이지 않는다. 달이 중천에 머물면 방선 죽비소리가 나고 입선은 달이 서쪽에 머무르면 경내에 울린다. 정진에 열중하다 보니 허리에 이상이 생긴 스님, 이를 악물어서 이가 상한 스님, 무릎에 이상이 생긴 스님 등 몸이 상해도 치열한 수행은 끝이 없다.”- 수행의 길(2015년 1월 9일 일기에서)
치열한 정진을 하면서 대혜스님에게도 조그마한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어제 저녁정진은 참으로 쉬웠다. 몸이 가벼워 좌선하는데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한 시간을 앉았는데 참 편했다. 그래서 두 시간을 계속했다.” - 변화(2015년 2월 8일 일기에서)

2015년 2월 어느 날 정진에서는 큰 변화를 감지한다. 그리고는 화두가 별처럼 성성한 것을 체험하기도 한다.
“새벽 정진에 큰 변화가 있다. 다른 날에 비해서 특히 안정된 느낌이 들고 안정되어 있다. 조금씩 화두에 의심이 가기도 한다.” - 여섯 기관의 놀음(2015년 2월 11일 일기에서)

“바람이 거칠다. 밤 아홉시인 지금 밤하늘에 별들이 반짝인다. 화두가 별처럼 성성(惺惺)하다.” - 자유정진(2015년 2월 12일 일기에서)

2015년 2월 말에서는 나름대로 느낀 수행체험을 바탕으로 자문자답의 선문답도 해 본다. “대혜수좌가 대혜에게 물었다. ‘어디서 왔는가?’ ‘황악산에서 왔습니다.’ ‘무엇하러 왔는가?’ ‘조사를 잡으러 왔습니다.’ ‘무얼로 잡을 것인가?’ ‘올가미로 잡을 것입니다.’ ‘어디 있는가?’ ‘미혹한 중생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내어놓지 않으면 삼십봉이니라.’ 대혜가 방석을 확 빼버렸다. 자문자답의 선문답이 문자가 되어 버렸다.”- 자문자답 선문답(2015년 2월 25일 일기에서)

동안거 해제를 하면서 대혜스님은 화두가 성성적적(惺惺寂寂)하기도 했다지만 자신이 경험한 선수행의 체험을 애써 드러내지 않는다. 스님의 뇌리에는 번뇌망상을 오롯이 털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견성처를 찾아가는 수행자의 자세를 견지한다. “밝은 달 만큼 내 마음도 밝으면 좋으련만 / 잡념만이 가득하니 비워도 비워도 / 끝이 없구나. /회양산 애기암봉, 장성봉, 구왕동, 관음봉 / 오를 때 다 버린 줄 알았더니 / 착각이었구나./ 큰방에 몸뚱이만 앉았으니 / 견성처(見性處)는 어디인고?” - ‘모이면 반드시 흩어진다’(2015년 3월 5일 일기에서)

대혜스님은 2017년부터는 구미 금오산 정상에 위치한 약사암 주지로 부임해 등산객들에게 산중포교와 SNS를 통한 전법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국무총리 표창을 비롯해 다수의 표창과 감사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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