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귣뙤 승원의 라마움제로서 학식과 수행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라마인 캉쎄르 린뽀체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책. 우리가 붓다가 되는 그 순간까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탐심(貪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탐심에 코 꿰어 끌려다니지 않고 내가 내 삶의 주인으로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불교인식론의 어려운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고 쉬운 말로 그 길을 안내해 주는, 일명 탐심 사용 설명서다.
책의 차례를 따라 전개되는 논리를 머릿속에 펼치면서 그 가르침들을 씹고 뜯어 온전히 소화하여 삼키는 과정을 통해 사혜(思慧)를 얻을 수 있는 책.




저자소개


저자 : 캉세르 린뽀체




캉쎄르 린뽀체(Khangser Rinpoche)
캉쎄르 린뽀체는 네팔의 히말라야 지역에서 태어났고, 본명은 땐즨 츌팀 빨댄(Tenzin Tsultrim Palden)이다. 캉쎄르는 금색 집[金堂]이라는 의미인데, 겔룩빠 전승의 캉쎄르 린뽀체의 제8대 환생자이다. 제7대 캉쎄르 린뽀체는 제14대 달라이 라마 존자의 환생을 찾아낸 세 분의 존경받는 라마 중 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겔룩빠 전승은 15세기에 성립하여 인도 날란다 대학의 풍부한 문화와 지식을 온전히 전승한 법맥으로서 티베트의 제4대 종파 중 가장 큰 법맥이다.
캉쎄르 린뽀체의 가문은 수세기 동안 닁마빠의 전승을 따랐기 때문에 캉쎄르 린뽀체는 겔룩빠 전승과 티베트불교의 가장 오래된 법맥인 닁마빠의 전승, 즉 두 전승의 귀중한 불교 유산을 모두 지니고 있다. 캉쎄르 린뽀체는 티베트불교의 4대 종파 모두의 위대한 스승들로부터 밀교密敎와 현교顯敎에 대한 풍부한 가르침을 직접 전수받았다. 대표적인 분들로는 제14대 달라이 라마 존자, 꼅제 딜고 켼쪠 린뽀체, 라띠 린뽀체, 켼수르 롭상 쳬링, 케쮼 상뽀 린뽀체, 최계 티첸 린뽀체 등이다. 캉쎄르 린뽀체는 겔룩빠 전승의 3대 승원 중 하나인 쎄라 승원에서 스님들에게 가르침을 편 것을 비롯하여 네팔과 인도 다람샬라의 여러 닁마 및 까규 승원에서 닁마 및 까규 전통에 따라 불교를 가르쳐 왔다. 캉쎄르 린뽀체는 직접 설립한 네팔 카트만두의 탕까르 데첸 최링 승원과 세계 각지의 디빵까라 재단을 관장하면서 영적 스승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인도, 네팔, 베트남, 대만, 미국, 한국 등 다양한 나라의 딥까르(Dipkar) 불교센터를 통하여 대중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2023년 7월 15일 달라이 라마 존자로부터 인도 다람살라 귣뙤 승원의 라마움제(Lama Umze)로 임명되어 현재 승원의 모든 일을 관장하고 있다.

1975년 출생
1980년 제8대 캉쎄르 린뽀체로 인정
1992년 달라이 라마가 세운 불교철학대학에서 불교철학 학사 취득
1998년 인도 남부 쎄라 졔 승원에서 롭뽄(교수사) 과정 수료, 불교학 석사 취득
2000년 네팔 카트만두의 트리부완 대학교 객원 교수
2002년 게셰 하람빠 취득, 최고 학부 중 수석, 『아비다르마에 대한 주석』 저술
2005년 인도 다람샬라 귣뙤 탄트릭 승원에서 불교철학 박사 취득, 최고 학부 중 수석
2007년 네팔 카트만두에 히말라야 불교 유산 보존 재단 설립
2011년 베트남에 니엔당(아티샤) 불교 유산 보존 재단 설립
2012년 대만에 디빵까라 불교센터 설립
2013년 몽골 켄티 아이막 주지사로부터 명예훈장 수훈
2016년 네팔에 히말라야 딥까르 재단 설립
2018년 미국에 딥까르 바즈라야나 연구소 설립
2023년 한국 불자들에게 6년 수행 설법 시작, 귣뙤 승원의 라마움제 취임



목차




출판사 서평


제대로 만족하는 삶을 살기 위한
탐심(貪心) 사용 설명서

당신이 제대로 만족할 줄 안다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욕망의 한계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 달라이 라마


근본 번뇌 ‘탐진치’, 탐은 나쁘기만 한 것인가?

근본 번뇌란 우리가 인식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매우 미세한 번뇌로, 우리를 그림자처럼 늘 따라다니며 우리가 해탈에 이르기 전까지 우리와 함께하는 번뇌를 말한다. 이 책은 불교에서 말하는 근본 번뇌인 ‘탐진치’(貪瞋癡) 중에서도 특히 ‘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으로,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예를 바탕으로 우리가 ‘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말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탐’은 여러 갈래로 뒤섞여 쓰이고 있다. 불교에서는 욕망 혹은 욕심을 ‘바람’이라고 한다. 바람이라는 말은 불교에서 마음의 작용을 표현하는 51심소(心所) 중에 반드시 갖춰야 하는 다섯 가지에 든다. 바람이 없으면 마음이라고 할 수 없다. 즉 바람을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므로 바람 자체를 끊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 바람은 깨달음의 길을 가는 데 꼭 필요한 동반자다. 즉, 마음이 마음으로 제대로 작용하게 하려면 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람이다. 중요한 것은 바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쪽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바람과 유사한 말로 ‘원한다’라는 말이 있다. ‘욕망’이라는 말은 ‘욕’(欲)이라는 말과 ‘망’(望)이라는 말로 이루어져 있는데, 욕과 망 모두 원한다라는 말이 들어가 ‘원한다’는 마음은 어떤 대상을 ‘내 것’ 혹은 ‘우리의 것’으로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무엇인가를 원하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된다. 인간 삶의 근본 원동력이자 필요한 힘인 이것으로 인해 우리는 깨달음의 길도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원하는 것을 추구할 때, 분(分)에 넘치게 추구하면 바로 ‘탐심’이 된다.


실수하는 과정이 올바른 사용 설명서가 되기도!
수행을 책임지고 이끄는 캉쎄르 린뽀체의 말씀!

“휴대전화를 바꿀 때면 무엇보다 먼저 ‘사용 설명서’를 자세히 읽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손바닥만 한 기계에 손을 대자마자 정신세계가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듯 혼돈으로 떨어지거나 다시는 전화기를 못 쓰게 망가뜨려 버릴 것처럼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유튜브에 웹 사용 설명서가 있어서 이를 통해 사용법을 점검하며 따라 합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겨 다시 찾아보면 사용 설명서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아 생긴 잘못임이 종종 발견됩니다. 기계치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식으로 잘못을 수정해 나가다 보니 저는 최신 전자기기를 꽤 잘 다루는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것은 잦은 실수가 오히려 올바른 사용 설명서가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입니다.” - 한국 딥까르 6년 수행팀 한국어 통역 담당 효암 스님

위 이야기는 다람샬라 불교철학대학에서 14년간 공부를 하던 중 병을 얻어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건강검진 차 한국을 찾은 효암 스님의 이야기이다. 의학적으로 왜 몸이 아픈지 알기는 했으나 약 무더기만 손에 가득 쥔 스님은 몸을 회복할 방책이 없음을 알게 되자 마음이 무너져 갔고, 그런 와중에 COVID-19 팬데믹으로 인도 국경이 봉쇄되면서 졸지에 한국에 표류하는 신세가 되었다.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진 스님은 전국을 떠돌던 중에 간절히 부처님 가르침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고, 당신이 스승들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 그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했다.

그러던 중 효암 스님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비록 몸은 무너져 가지만 그 고통의 시간들을 앞으로 나아가는 힘으로 바꿔 더 높은 곳을 향해 한 발짝씩 내딛고 있는 자신과 달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랜 수행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그들을 제대로 이끌어 줄 스승과 만나게 해 주는 일이었다. 남은 공부를 마치기 위해 다람샬라로 돌아간 스님은 이들을 책임지고 이끌어 줄 스승을 찾았으니, 그가 바로 캉쎄르 린뽀체였다. 사람들을 모아 ‘6년 수행 공부’를 시작한 효암 스님은 공부 초기에는 자신이 배워 알고 있는 방식을 벗어난 캉쎄르 린뽀체의 방식에 불편한 마음이 들기도 했으나 매주 법문과 수행 과제를 점검해 나가는 동안에 스스로가 놓친 것들을 크게 알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추론을 통해 생겨나는 지혜,
‘사혜’(思慧)를 얻을 수 있는 책

탐심은 생존본능과 연결되어 있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도의 경지가 아주 높은 사람만이 이것을 직접 보고 끊을 수 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탐심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탐심에는 욕계, 색계, 무색계의 세 가지 탐심이 있다. 탐심은 잘못된, 약간 오염된 추진력이지만 색계와 무색계에서는 이 탐심을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으로 삼는다. 탐심 자체에도 추진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욕계의 탐욕은 명예나 더 많은 부, 타인의 인정이나 타인을 향한 비방 등 세속에서 추구하는 여덟 가지를 ‘내 것’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이때의 탐욕은 방편으로는 쓸 만한 것이나 고쳐 쓸 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오로지 버려야 할 것이다.

탐심은 우리가 붓다가 되는 그 순간까지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이 책은 탐심에 사로잡혀 끌려다니며 살아갈 것이 아니라 탐심이 우리를 사로잡는 포인트를 잘 보고 그것이 우리를 휘어잡지 못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탐심 사용 설명서다.

이 책은 날란다 전통의 불교인식론에 바탕을 두고 있으면서도 어려운 단어들을 쓰지 않고 일상적 예로써 그 뜻을 쉽게 풀어 썼다. 하지만 쉬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여 한 번 주르륵 읽고는 다 읽었다고 생각하여 책을 놓지 말고, 차례를 따라 어떤 논리를 쉬운 예에 적용하여 펼치고 있는지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찬찬히 읽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나는 어디에 서 있나?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린뽀체의 말씀을 그냥 무심코 받아들이지 말고 씹고 뜯어 스스로가 온전히 소화할 수 있게 되기까지 사고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을 분석수행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러한 추론 과정을 통해 생겨난 지혜가 사혜(思慧)이다. 바른 앎을 통해 생겨난 믿음이야말로 모든 깨달음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다. 이 등불은 우리가 어둠 속을 헤매지 않고 앞으로 굳세게 나가도록 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