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유마경(維摩經)은 대승불교가 발흥하기 시작하던 때에 결집된 경전으로 대승불교운동의 선언서로 일컬어진다. 산스크리트 원전은 없으나 산스크리트 원전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는 티베트어역이 있고, 한역(漢譯) 3본 중에서는 삼장법사 구마라습이 번역한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3)이 일반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고 있다. <무비 스님의 유마경 강설>도 구마라습 역 유마힐소설경을 저본으로 하였다.

 

유마경은 재가 거사인 유마힐을 중심인물로 해서 소승적인 불교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승의 참뜻을 밝혀 대승불교의 지평을 열어 나가려는 경전이다. 경전 속에서 유마 거사는 편협하고 치우친 소승적 견지에 빠진 불제자들을 각성시켜 대승적 의식에 눈뜨게 하고자 방편으로 병을 앓게 되는데, 문병 오는 사람에게 설법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이와 같은 사정을 알고 부처님은 제자와 보살들에게 유마 거사에게 병문안 갈 것을 권하지만, 과거에 유마 거사로부터 힐난을 들은 적 있는 제자와 보살들은 병문안 가기를 꺼린다. 비록 세속에 있지만 깊은 불법(佛法)의 경지를 체득하고 있는 유마 거사였기에 부처님의 제자와 보살들이 그를 상대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문수보살이 부처님의 권유를 받아 병문안을 가게 되고, 유마 거사는 병을 인연으로 하여 눈부신 설법을 하게 된다.

 

유마경은 모두 14품으로 이뤄졌다. 1 불국품(佛國品)에서는 현실의 국토가 불국토임을 말한다. 이상적인 불국토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보살이 있는 곳이 불국토이며 마음이 청정하면 그대로가 청정한 국토라는 것이다. 3 제자품(弟子品)에서는 부처님의 십대 제자와 유마 거사의 대화를 통해 편협한 소승을 가차 없이 꾸짖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9 입불이법문품(入不二法門品)에서는 유마경의 절정으로 대표되는 불이(不二)’에 관한 화려한 법문이 펼쳐진다.

 


저자소개

여천 무비 (無比)

1943년 영덕에서 출생하였다. 1958년 출가하여 덕흥사, 불국사, 범어사를 거쳐 1964년 해인사 강원을 졸업하고 동국역경연수원에서 수학하였다. 10여 년 선원생활을 하고 1976년 탄허 스님에게 화엄경을 수학하고 전법, 이후 통도사 강주, 범어사 강주, 은해사 승가대학원장,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장, 동국역경원장, 동화사 한문불전승가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현재 부산 문수선원 문수경전연구회에서 200여 명의 스님과 300여 명의 재가 신도들에게 화엄경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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