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였던 실크로드의 동쪽 관문 투르판에서 번성했던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서이다. 저자인 조성금 박사는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 연구>로 동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래 해당 지역의 불교문화를 대상으로 연구와 강의에 천착해 온 미술사학 연구자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심은 높아 지고 있지만,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국내 연구실적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 문화가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였던 중앙아시아 지역을 거쳐 해당 지역의 고유 문화 및 조로아스터교, 경교, 마니교 등 다양한 종교와 영향을 주고 받아 변화된 형태로 동아시아에 까지 이르는 연관성을 불교회화 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통해 밝히는 것이 <실크로드의 대제국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의 저술 목적이다.

 


저자소개

조성금

중앙아시아 불교회화 전공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강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강사,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 강사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키질석굴 捨身飼虎本生圖 연구, 2003)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 연구, 2013)

 


목차

위구르인의 삶과 종교

1. 위구르 왕국 15

2. 위구르인들의 종교 33

3. 위구르 불교미술의 후원자 57

 

위구르인의 염원을 형상화하다

1. 명부 세계를 그리다: 투르판 출토 불설예수시왕생칠경변상도85

2. 도솔천왕생을 바라다: 북정 ()서대사 미륵상생경변상도117

3. 모든 고통에서 구원해 주소서: 천수천안관세음보살도145

4. 성불을 서원하다: 베제클릭 20비나야약사변상도183

5. 하늘의 별에 치성드리다: 베제클릭 석굴 18소제재난경변상도217

6. 악귀에서 신이 되다: 투르판 교하고성 출토 귀자모도一考 241

 


출판사서평
『실크로드의 대제국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는 총 9편의 글을 2 묶음으로 구분하여 구성되었는데, 1부 1장에서는 불교회화 번성의 배경이 되고 있는 9세기~13세기 천산 위구르 왕국의 역사적, 지리적 배경을 소개하고, 2장에서는 천산 위구르 왕국의 문화를 다양한 종교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천산 위구르 왕국은 몽골초원에서는 마니교가 국교였지만, 투르판으로 이주한 이후 9세기부터 13세기 몽골에 멸망할 때까지는 불교가 번성하는데, 동서양 문명의 교차지답게,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경교, 유교 등과 활발하게 교류하여 영향을 주고 받게 됩니다. 3장은 천산 위구르 불교회화가 융성한 배경에 대해서 베제클릭 18굴의 조영과 공양자상을 중심으로 고찰합니다.
2부에서는 천산 위구르 불교회화를 대표하는 6건의 작품/유적에 대한 개별적인 사례를 소개합니다. 6건의 작품/유적들은 각각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 문화의 단면을 특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대표작품들로 각각 다른 시대적 배경과 종교적 목적으로 조성된 작품들로서, 저자는 불교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해당 지역에 대한 상세한 정보, 직접 작품들을 관찰하여 취득한 치밀한 분석을 통해 개별 작품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종교적 의미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제시하고, 해당 작품들이 동아시아 불교회화에 끼친 영향까지 폭넓게 조망하고 있습니다.
1장에서는 불교의 명부관을 표현한 투르판 출토 〈불설예수시왕칠경변상도〉를 소개합니다. 10-11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작품은 독일 베를린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 보관되고 있는데, 막고굴에서 수습되어 영국 대영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는 북송시대 작품을 폭 70cm의 도판을 통해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2장은 천산 위구르인의 미륵사상을 표현한 〈미륵상생변경변상도〉입니다. 해당 작품은 10세기 중반에서 13세기 전반에 건립된 북정의 서대사의 벽화로 존재하고 있는데 9세기 이후 중국에서 쇠퇴한 미륵신앙이 천산위구르에서 10세기 이후 번성했음을 암시하는 중요한 작품입니다. 저자는 서하 문수산 만불동의 〈미륵상생경변상도〉와의 비교를 통해서, 제작 시기 및 두 지역간의 상관 관계 등을 밝히고 있습니다.
3장은 20세기 초 러시아 탐험대에 의해 발견 수집되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예르미타시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도〉를 소개합니다. 본 작품은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훼손된 벽화의 공백과 꼭 맞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중요한 사례 입니다. 저자는 본 작품 연구를 통해 태장계 만다라의 일부가 돈황 지역을 중심으로 10세기 이전에 제작된 반면, 10세기 이후에 제작된 벽화들은 태장계 만다라의 구성요소를 충실히 옮기고 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4장은 천산 위구르인들의 종교적 소망을 표현한 서원도 베제클릭 20굴 〈비나야약사변상도〉입니다. 베제클릭 석굴은 투르판 최대의 석굴 사원으로서, 화염산과 무르툭 계곡이 만나는 초승달 모양의 절벽에 조성되어 있으며 위구르어로 ‘아름답게 장식한 집’이라는 의미입니다. 6세기부터 조성되기 시작해서 13세기까지 지속되었으며, 9세기 말부터는 천산 위구르 황국의 왕실 사원이기도 했습니다. 〈비나야약사변상도〉는 〈비나야약사〉에 도상학적 근거를 두고 있는 서원도입니다. 본 서에서는 폭 85cm를 할애하여 평면도 1건과 3차원 모델 도판 8건을 제시하여 배제클릭 20굴의 생생한 모습과 불화 배치 상황을 표현하였습니다.
5장은 천산 위구르인의 우주관과 결합한 베제클릭 18굴 〈소제재난경변상도〉를 소개합니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 독일 탐험대에 의해 절취되어 베를린으로 옮겨졌으나, 2차 대전 폭격으로 소실 되었습니다. 〈소제재난경변상도〉는 별에 의한 환난을 물리치고 화를 복으로 바꾸어 준다고 알려진 ‘치성광 여래’를 표현한 작품으로서 우리나라에서도 〈치성광여래강림도〉나 〈치성광여래 설법도〉등이 제작된 사례가 있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6장은 투르판 교하 고성 출토의 〈귀자모도〉로서, 귀자모란 원래 인도 북부지역에서는 천연두를 일으키는 야차였는데, 간다라 지방을 통해 투르판에 전해지면서 어린아이를 수호하는 수호신으로 변화 되었고, 오늘날에는 다산과 풍요의 신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하댕 작품은 베를린 아시안 아트 뮤지엄이 소장하고 있으며 저자는 그림에 표현된 인물의 복식을 중심으로 9세기 중후반으로 제작시기를 해석했습니다.
또한 『실크로드의 대제국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가 수록하고 있는 폭 37cm의 대형 지도 2면과 최초로 시도된 3차원 모델 도판을 포함한 159건의 도판 자료는 해당 작품들의 진면모를 상세하게 관찰하고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유라시아 교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 지역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진인진은 『중국의 부상과 중앙아시아』(2015), 『흉노』(2017), 『유라시아의 심장 다시 뛰다! 』(2017), 『유라시아의 십이지 문화』(2019), 『공산주의 이후 이슬람-중앙아시아의 종교와 정치』(2019), 『중앙아시아 이슬람의 역사적 경험과 문화』(2020) 등 중앙아시아/유라시아 사회와 문화, 역사 이해를 돕는 도서를 발간해 왔습니다. 이번에 발간되는 『실크로드의 대제국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는 중국 서역 돈황에 비해 덜 알려져 있는 천산 위구르 왕국의 불교문화에 대한 한층 깊은 이해를 제공해 주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책속으로의 머리말 이어서]
본서는 위구르 왕국의 불교회화 연구를 통해서 중앙아시아 미술의 중요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불교문화 동점 과정의 횡적 연계성을 밝히고 나아가 실크로드 미술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