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신라 스님 원효가 지은 보살계본지범요기에 대한 일본 스님 진원의 연구서이다. 요기8세기경 일본에 전해져 꾸준히 활발하게 유통되고 연구되어 왔는데, 조람집에는 진원이 1282년부터 요기를 강의하면서 본서에 대한 다양한 연구서를 참조하며 본문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과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오직 요기본문을 충실하게 이해하려는 데 집중하여 자신의 개인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나타내 보인 것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진언율종 소속 스님으로서 진원의 독자적 견해를 찾기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람집은 축약적으로 서술된 요기의 본문에 대해, 그 출처를 낱낱이 밝히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여러 학자의 견해를 충실히 제시함으로써, 본서를 분명하고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저자소개

원효 (元曉)

신라 진평왕 39(617)에 경상북도 압량군押梁郡에서 태어났고 속성은 설씨이다. 대략 15세 전후에 출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정 스승에게 의탁하지 않고 낭지朗智·혜공惠空·보덕普德 등의 여러 스승에게서 두루 배웠다. 학문적 성향도 또한 그러하여, 특정 경론이나 사상에 경도되지 않고 다양한 사상과 경론을 두루 학습하고 연구했다. 34세에 의상義湘과 함께, 현장玄奘에게 유식학을 배우기 위해 당나라로 떠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중간에 되돌아왔다. 45세에 재시도를 감행했으나, 도중에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며 마음 밖에 어떤 법도 있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고 되돌아왔다. 이후 저술 활동에 전념하여 80여 부 200여 권의 저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며, 현재 이 가운데 22부가 전해진다. 원효는 오롯이 출가자로서의 삶에 갇혀 있지 않고, 세간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대중과 하나가 되어 불교를 전파하면서, 그들을 교화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의 삶과 사상은 진속일여眞俗一如·염정무이染淨無二·화쟁和諍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신문왕 6(686) 혈사穴寺에서 입적하였다. 고려 숙종이 화쟁국사和諍國師라는 시호諡號를 내렸다.

 

진원 (眞圓)

생몰 연대 및 자세한 행적은 알 수 없다. 홍안 5(1282)보살계본지범요기의 강의를 시작했다는 기록에 의해 활동 연대를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본조고승전本朝高僧傳율원승보전律苑僧寶傳에 따르면 대화大和 반야사般若寺에 주석하였고 자는 존도尊道이며 흥정보살예존興正菩薩叡尊(1201~1290)의 제자이다. 본서 이외의 저술로 교계율의 현문초敎誡律儀顯文?1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