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으로의 시간 여행
3년간 500년의 시간을 담다
사진작가 변현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답사기. 그의 땀과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조선왕조 500년은 3년이라는 시간 안에 고스란히 담겨졌다. 창덕궁, 종묘, 수원 화성, 조선 왕릉을 사계가 한눈에 보이는 생생한 사진, 친절한 해설, 역사와 사람이야기로 풍성하게 나타냈는데, 그 깊이는 놀라울 정도다.
휴가철이 되면 해외로 여행을 많이 나간다. 우리나라는 좁고 볼 것이 많이 없다는 인식 때문인데, 이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 우리 국토는 거대한 박물관과 같고, 그 가운데 우리가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는 문화유산들에 대하여 말하고 있으면서도 숨 막히는 사진과 풍부한 필력으로 지금, 우리 앞에 역사를 끌어다 놓는다. 유적과 유물의 역사적 배경과 탄생비화를 담아낸 그의 노력은 그 자체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자연유산은 매년 추가되고 있고, 한국 역시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한국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는 먼 옛날 고인돌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우리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예술문화와 정서가 존재한다. 신라의 수도 경주에서는 천년 동안 왕조를 이어오며 꽃피운 불교의 문화를 볼 수 있고, 조선시대 창덕궁 궁궐에서는 단아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으며, 궁궐 후원과 연못은 자연과 잘 조화된 모습이 마치 수묵화를 연상시킨다.
한국의 혼이 배어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존재 의미를 생각해본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활자들이 살아나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당시 냄새와 공기마저 느끼게 한다. 『조선의 사계 이야기』의 출간을 계기로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이 우리의 삶속 가까이에서 살아 숨 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